밤새 폭설 안내문자가 날아들었고
아침 창을 여니
놓칠 수 없는 풍경이 펼쳐져있다
눈이 녹을까 일찍 호수공원에
녀석들도 신나 하는 것 같다
눈이 만든 풍경 / 용혜원
눈이 내립니다
하얀 눈이 솜털 날리듯이 춤추며
온 세상을 하얗게 덮습니다
하늘의 축복을 다 받은 듯이
기분이 상쾌해지고
내 마음이 행복해집니다
하늘의 사랑을 다 받은 듯이
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하얀 눈길을 걸어봅니다
발아래 눈 밟히는 소리가 들립니다
오늘은 기분 좋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습니다
눈이 내린 풍경은
동화 속 그림을 만들어놓습니다
하얀 눈이 쌓여갑니다
눈이 내리는 날이면
누군가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고백하고 싶어집니다
내 마음에는 사랑이 내리고 있습니다
용혜원
서울로 이사와 눈이 내리던 날
친구에게 눈이 왔다고 흥분했던 생각이 난다
달력 속에서나 보던 풍경 들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어린아이처럼 날뛰고 싶다
친구들에게 사진 을 보내고
첫눈 오는날 만나자던 친구 생각
눈곱만큼 눈이 온날에 만나
만둣국 먹던 생각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정호승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어머니가 싸리빗자루로 쓸어놓은 눈길을 걸어
누구의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 순백의 골목을 지나
새들의 발자국 같은 흰 발자국을 남기며
첫눈 오는 날에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러 가자
팔짱을 끼고
더러 눈길에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가난한 아저씨가 연탄 화덕 앞에 쭈그리고 앉아
목장갑 낀 손으로 구워놓은 군밤을
더러 사먹기도 하면서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눈물이 나도록 웃으며 눈 길을 걸어가자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을 기다린다
첫눈을 기다리는 사람들만이
첫눈 같은 세상이 오기를 기다린다
아직도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 약속하는 사람들 때문에
첫눈은 내린다
세상에 눈이 내린다는 것과
눈 내리는 거리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얼마나 큰 축복인가
첫눈 오는날 만나자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약속한 사람을 만나
커피를 마시고
눈 내리는 기차역 부근을 서성거리자
정호승
눈이 내리는 거리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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