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들린 북면동생집
매우 덥지만
오랜만에 일본에서 조카가 왔다고
밥 한끼 사주고 싶다는 말에
....
양촌엔
초록빛 벼가 푸르름을 선사하고
들깨 마르는 소리 고소하고
동생집 마당에
내리는 뜨거운 햇살은
어린날 여름방학 학교 운동장 기운이 감돈다
여름 하오/ 이서린
대책도 안서는 매미 울음소리
창가 책상 유리에 투영되는 하늘
그 속으로 한없이 빨려 들어가는 여름 하오
잠이 온다
…………….
용마산 아래 산호동 593번지
슬레이트 지붕 얹은 낮은 천정의 방 두 개
그곳이 어린 내가 낮잠을 자고 있다
자다가 눈 비비며 깬 집 마당에는
붉은 고추 다듬는 어머니의 뒷모습
담 곁에는 새콤달콤 익어가는
포도나무 한 그루도 보인다
오랜 사집첩 속의 풍경 같은
……………..
정지된 듯하여도 세월은 가고
그대로 듯 하여도 나는 변했다
그사이
뚝 그친 매미 울음소리
잠 깨어 내다 본 밖
세월을 표백시키는 햇빛이 하얗다.
그사이 뚝 그친 매미 울음소리
잠 깨어본다
세월을 표백시키는 햇빛이 하얗다
시인 올케는
뜨거운 여름날 추억을 이렇게
풀어내고 있다
뜨거운 햇살에도 잘 버티고 있는 녀석들
독 속에
무엇이 있을까
마당을 보면
동생의 정서가 보인다
동생은 그림을 그리는 화가.
섬세한 펜화 그리는 모습에
동생이지만 부러운
여름 하오
마당에서 들리는 소리
엥 거리는 모기 소리가 무섭다
어젠가부터 유행하던
빨간 다라이
목욕. 탕이 귀하던시절
나무로 밥해먹던시절
빨간 다라리가 이동식 욕조
엄마가 마당에서 데운 물로 우리 목욕을 했던
태양열 야외 목욕탕
그 따뜻했던 물과 엄마의 따뜻했던 마음이 전해온다
나이가 드니
엄마가 그립다
이 개구쟁이들이 오니
엄마가 더 그립다
육 남매
내가 하나 더 보탠
13명 손주들이 오면
원더우먼처럼 날아다니시던 엄마
손주는 그렇게 사랑스러운 존재
난 이 네 녀석에도..
혼이 나가는 것 같다
특.. 히 요 녀석
손짓발짓으로 대화를 해보지만
개와 고양이 같다
녀석은 화가 나는데 난 웃고
"다메 다메"
. 안돼 안돼
"미나이데"
보지 마.
싫은 소리만 한다
바람은 녀석이 한국말을 배웠으면 좋겠다
7월의 마지막 여름하오는
이렇게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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