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산
보광사
주차장이 넓어 속이 시원한
주차비 2000원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주차비는 없고
나무테크길이 생겼다
전 엔 계곡을 주변 상점들이 텃세를 부렸는데
작은 물소리만 들린다
보리밥이 맛있는 집
겨울엔 군 고구마가 맛있던 집도
그대로
팥빙수,
커피가 맛있는 집
황태구이를 먹었던 집
모두가 여전한데
계곡이 정리되고
아름다운 정자와 계곡을 따라
나무테크 길이 생겨있다
계단이라 좀 겁이 나지만
숲 속을 걷는 기분이 좋다
앵무봉 까진
1485m
설마 앵무봉까지도 나무데크길이 있을까
언제가 오르다 포기한 앵무봉 등산길이 생각난다
언제 이렇게
숲속을 걸을 수 있게 했을까
찻길을 따라 조심스레
보광사를 올랐는데
이렇게 차와 만나지 않고 오른다
도솔암까지 올라볼까
지난번에 길을 잘못 찾아 포기한 곳인데
도솔암 멍멍이 녀석은 잘 있을까
전나무 쉼터에서 놀자
12시
전나무 숲에서 내려다보는
모든 기도소리가 멈추었고
절마당이 조용하다
무엇이 그리 궁금한지
전나무 숲 속의 쉼터
이렇게 좋은 곳에
한 아저씨가
라디오를 틀어 놓고 계신다
시사 이야기 같다
맞불 작전인가
갑자기
피아노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노랫소리가
이 목소리, 저 목소리 다양한 목소리가 들린다
성가대 연습 중인가 보다
재미있다
지휘자가 된 양
목소리들을 조절해본다
부부 성가대 시절이 생각난다
지휘자가 우리 소리를 잡아내던
이렇게 목소리가 들리는구나
신부님이 되신 지휘자
성가대 식구들이 생각난다
이 보광사도 도솔암도
요한, 아네스 , 스테파노 글라라, 부부랑 올랐는데
15년이 흘렀다
도솔암 가는 길이
유혹을 하는데
언젠가 올랐던
거칠었던 등산로가 생각난다
갈등 이 일지만
보리굴비 생각도 나고
추억은 묻어버리고
아쉬워
내려오는 등산객에게
이것저것 질문만 하고
다음으로 미룬다
소원 길
"기도하라"
브레슬로브의 랍비 나하만도 이렇게 충고하지 않았는가
'가능한 한 자주 자연 속으로 떠나 그곳에서 기도하라
그러면 모든 풀과 나무들이 그대와 함께 할 것이다
그 친구들이 그대의 기도 속으로 들어와 그대에게 힘을 주리라'
나도 기도 탑 하나 세워 보고
모든 생각을 비우고,
온 마음을 다해 기도하라는 것이다
기도는 겸허한 자기의 몫이다. (법정 봄, 여름.... 책 중에)
삶은 고통으로 가득 차 있지만 , 동시에 많은 경이로움으로 가득하다
우린 삶의 경이로움을 찾아야 한다고 한다
기도하라
내 두꺼비 같은 아들
소원 성취하길
기도해본다
미소가 좋다
나도 방긋해보고
숲길 따라 내려간다
올라가는 길이 아니라 다행이다
끝
해탈문
헛된 생각 버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