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3일
38년 세월에 학교앞 벚나무는 지역의 명소로 자리잡고
학교 문을 살며시 들어서니
원 세상에 800m 열심히 돌던 운동장에
자동차 물결
살포시 들어서는 나에게
전에는 안계셨는데 ? 수위 아저씨 날 잡는다
저 단정한 학교가 모교랍니다
그리고 향원 샘이 친구랍니다
아저씨 본분에 충실하신지 수업중이라 들어가지못하니
운동장 주변에서 보라시는
아저씨 본분에 충실하신지 수업중이라 들어가지못하니
운동장 주변에서 보라시는
들어가지는 못하지만 친구 얼굴은 보고 가야지
전화를 해 교문옆에 서 있는 아줌마가 나라고 손짓하니
친구는 변하지 않은 미소
열아홉 미소로 반겨준다
일제 강점기때 진해에 있던 일본인 여성들의 고등교육을 위한 학교로 설립되었다 하니
씁쓸한 설립이지만 ...
마침 행사중이라 수업이 없다며
"본교 방문을 환영합니다 "
글씨체가 우찌이리 좋을까
ㅎㅎ 몇년만에 교실에 들어가보는것인가
38년 ...
아~`
강당에 자리잡고 있던 그림이 있다
동양화를 배우면서 더욱 그립던 그림
감히 여고 강당에 당당히 걸려 있던
강한 텃치의 남성누드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아름다운 협동심을 ...
향긋한 차 대접 받고
바쁜 향원샘 두고
교정을 돌아보는 마음
예비고사 100.99..98......
팻말을 품고 은근히 겁을 주던 나무가
많이도 자랐다
잔잔한 정원에 엉뚱하게 서 있던 바위
바위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
오월이면 장미향으로 가득차던 교정
꽃을 가꾸시던 까르몽 샘이 보고 싶다
저 푸른 초원 위에 남진이야
코스모스 피여 있는 .... 나훈아야
시끌시끌 편가르기 소리
1학년 2반 우리교실
2학년 1반 교실
한눈이 내려 앉은 윙크마비 우리 담임샘
합창대회를 하던 강당은
교실로 변했다
강당 옆 호두나무 는 하늘높이 솟고 있는중
1주일 묵으며 예절 교육을 받던 생활관
엄마를 초청해 한복입고 큰절 올리던 생각 .
그러나 생활관은
음악실 ,미술실로 변해있다
100m..800m 달리던 정던 운동장
올패 하다 체육 샘애게 쫒기던 친구생각 ....
열아홉 소녀들 이제는 할머니로
희미해지는 친구들 얼굴
친구에게
이해인
부를 때마다 내 가슴에서 별이 되는 이름
존재 자체로 내게 기쁨을 주는 친구야
오늘은 산 숲의 아침 향기를 뿜어내며
뚜벅뚜벅 걸어와서
내 안에 한 그루 나무로 서는 그리운 친구야
때로는 저녁노을 안고 조용히
흘러가는 강으로 내 안에 들어와서
나의 메마름을 적셔 주는 친구야
어쩌다 가끔은 할말을 감추어 둔
한 줄기 바람이 되어
내 안에서 기침을 계속하는
보고 싶은 친구야
보고 싶다는 말 속에 들어 있는
그리움과 설레임
파도로 출렁이는 내 푸른 기도를
선물로 받아 주겠니?
늘 받기만 해서 미안하다고 말할 때
빙긋 웃으며 내 손을 잡아 주던
따뜻한 친구야
너에게 하고 싶은 말들이 모였다가
어느 날은 한 편의 시가 되고
노래가 되나 보다
때로는 하찮은 일로 너를 오해하는
나의 터무니없는 옹졸함을
나의 이기심과 허영심과 약점들을
비난보다는 이해의 눈길로 감싸 안는 친구야
하지만 꼭 필요할 땐
눈물 나도록 아픈 충고를 아끼지 않는
진실한 친구야
내가 아플 때엔 제일 먼저 달려오고
슬픈 일이 있을 때엔 함께 울어 주며
기쁜 일이 있을 때엔 나보다 더 기뻐해 주는
고마운 친구야
고맙다는 말을 자주 표현 못했지만
세월이 갈수록
너는 또 하나의 나임을 알게 된다
너를 통해 나는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기뻐하는 법을 배운다
참을성 많고 한결같은 우정을 통해
나도 너에게 끝까지
성실한 벗이 되어야겠다고
새롭게 다짐해 본다
우리가 서로를 이해 못해
힘든 때도 있었지만
화해와 용서를 거듭하며
오랜 세월 함께 견뎌 온 우리의 우정을
감사하고 자축하며
오늘은 한 잔의 차를 나누자
우리의 우정을 더 소중하게 가꾸어 가자
아름답고 튼튼한 사랑의 다리를 놓아
많은 사람들이 춤추며 지나가게 하자
우리도 모든 이에게
마음의 문을 여는 행복한 이웃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벗이 되자
이름을 부르면 어느새 내 안에서
푸른 하늘로 열리는
그리운 친구야...
이해인
강당 앞 추억의 나무가 몰라보게 자랐다
세줄기 뻗은 나무 사이에 들어가 사진 찍었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나 선배란다 향원샘 친구이고
딸보다 어린 후배 잡고 추억을 남긴다
나두 저 나무들처럼 멋지게 나이가 들어갔음
돌아갈수 없는 시절이지만
잊고 싶지 않는 아름다운 시절의 길
학생증 사진을 찍던 사진관
친구엄마의 국물맛이 일품이던 우동가게
교복을 맞추던 교복사 ....
친구들아 저 빨간 차 자리를 기억 하는가
구루마 위에 고구마 포테이또? 를
무거운 가방 낑낑대던 내 학교길 개울은
아름답게 단장을 하고
벚꽃이 흩날리는 아름다운 개울
'여좌천' 이름표를 달고
봄이면 세상 사람을 유혹 한다는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