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좌천 따라
양어장으로 가는길
일명 로망스 다리 도 만나고
화장실 풍경이 아름다운 찻집 처럼 다가오는곳
흔들리는 마음
여린가지 끝에서
가을벚꽃이 춤을 춘다
춘추벚꽃
녀석도 세월이 흐르면
4월의 벚꽃만큼 유명해질까
가을이 오는중 ..
그러나 아직은 아쉬운 가을 길
즐거운 산책 / 이해인
혼자 거닐면
평소엔 그저 무심히 듣던
새소리나 종소리도
더 의미있게 들리고
산책길에서 발견한 나뭇잎의 무늬
꽃잎과 꽃술의 모양도
더 자세히 보이고
심지어 내 옷에 묻은 얼룩
마음의 얼룩도
더 잘 보인다
비오는 날엔
연못에 떨어지는 빗방울 무늬
눈오는 날엔
바다에 떨어지는 눈송이를 바라보며
조용히 생각에 잠길 수 있는
고독한 산책의 즐거움
이해인
여운을 남기며 떠나는 여인
아는 사람일까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법정스님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조금 차분해진 마음으로
오던 길을 되돌아볼 때
푸른 하늘 아래서 시름시름 앓고 있는
나무들을 바라볼 때
산다는 게 뭘까 하고
문득 혼자서 중얼거릴 때
나는 새삼스레 착해지려고 한다
나뭇잎처럼 우리들의 마음도
엷은 우수에 물들어간다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의 대중가요에도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그런 가사 하나에도 곧잘 귀를 모은다
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서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멀리 떠나 있는 사람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깊은 밤 등하에서 주소록을 펼쳐 들
친구들의 눈매를, 그 음성을 기억해낸다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한낮에는 아무리 의젓하고
뻣뻣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해가 기운 다음에는
가랑잎 구르는 소리 하나에
귀뚜라미 우는 소리 하나에도
마음을 여는 연약한 존재임을 새삼스레 알아차린다
만나는 사람마다
따뜻한 눈길을 보내주고 싶다
한 사람 한 사람 그 얼굴을 익혀두고 싶다
이 다음 세상 어느 길목에선가
우연히 서로 마주칠 때
오~ 아무개 아닌가 하고 정답게
손을 마주 잡을 수 있도록
지금 이 자리에서 익혀두고 싶다
이 가을에 나는 모든 이웃들을 사랑해주고 싶다
단 한 사람이라도 서운하게 해서는 안될 것 같다
가을은 정말 이상한 계절이다
- 법정스님 -
나무는 이렇게 자리를 지키며
멋진 폼으로 반겨주는데
친구들 이름조차 얼굴까지
가물가물해지는 ...
올라 타보고 싶은 어린시절 추억
탑산이 보인다
저기서서 온동네를 ...
갈시간인 모양이다
북적거리던 사람들이 가버렸다
꽃도 가고
나도 가야지
가을은 떠나고 싶은 계절
10월 23일 오후 양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