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면 무곡리
동생은 먼길 온 누나 몸 지지라고
황토방 불 지펴 놓았다는 ...
몇번이고 동생집을 왔지만
벚꽃이 활짝 핀 날은 처음이다
하얗게 하얗게
손뻗어 반겨주는
이 조그만 한것이
가슴 설레게 한다
83년 4월
참으로 고왔던 신부 생각
순백의 약속 했던 날이 어느새 30년
웽~~ 날아던 벌에 꿈 깨고
동생집 마당에서
매화 향기를 듣는다
할아버지 처럼 허연 수염만을 단 매화꽃
그래도 이 작은 것이
고운 향기로 마당을 채운다
마당엔
수런 수런
꼼지락 꼼지락
제비꽃 노래
내가 뿌린 물에
고마워 하는 녀석들
꽃잎 흩어지는
마당에 앉아
벚꽃 향기 더불어
차 한 잔 나누는 행복감
그리고
이 마당주인 이서린 시인 의
시 한편 읽어 본다
마당에서 소리에 들다 / 이 서 린
햇빛 좋은 날 마당에 앉아 눈감고 다만 들려오는 소리 듣기로 한다
.나의깊은 숨소리 몇 번 지나간 뒤 석류나무에 쉬었다 가는 직박구리,
혼자 사는 할머니 집 텃밭의 잔 기침
,멀리 버스 지나가는,만물상 트럭 스피커 왔다 가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과 처마 끝 풍경,
심심해서 응얼대는 늙은 개의
투정, 건너편 석산 밭의 작업하는 ,
가끔 햇빛 돌아눕는,
우체부 오토바이 소리에 눈뜨니
마을 이장님 물세 받으러 오신다.
경보총각 오늘도 꾀죄죄한 강아지 두 마리 데리고
마을회관에 마실 간단다.
무엇 그리 궁금한지
감나무는 길 쪽으로 가지 뻗고
마당 한 구석 빈 항아리는 연거푸 하품하고 있다
. 하늘은 저리 파랗게 바람 일으키는데
절반이 전쟁터인 열사의 나라 버려지고 부서지는
또 다른 거기에서도 햇빛이 몸 뒤척이는 소리 들을 수 있을까 ,
겨울 가뭄이 오랜간다.
마른 댓잎 서걱이는 사이로 산비둘기 푸드득 날아오른다.
와글와글 내 안의 소리도 오늘은 가만히 바람 속에 풀어놓는다.
다시눈감고 온몸으로 들려오는 소리 무심히 듣는다
.나는 지금 여기 있는가
이서린
마당을 나와
동네 한바퀴
나만 보면 짖어 대던 녀석
오늘은 집속에 들어 앉아 나를 빤히 처다만 본다
조카 녀석
그 때 그녀석이 아니란다
저 길 너머메
순둥이 황소 한마리 있는데
녀석을 만나
첫만남 이건만
이 애원하는
너도 봄나들이 가고 싶은거야 ..
이름을 잊었네
쌍꺼풀이 멋있는 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