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보기 어려운 이 진해에도
눈이 내리고
한파가 계속된다는 안전 문자가 쉴 새 없이 날아드는
외출자제하라는
춥다
춥다
하는데
재미있는 글귀 가 보인다
날씨야
아무리 추워봐라
내가 술 사 묵지
옷 사입나
술 한 잔 / 정호승
인생은 나에게
술 한 잔 사주지 않았다
겨울밤 막다른 골목 끝
포장마차에서 빈
호주머니를 털털 털어
나는 몇 번이나
인생에게 술을 사주었으나
인생은 나를 위해 단 한 번도
술 한 잔 사주지 않았다
눈이 내리는 날에도
돌연 꽃 소리 없이 피었다 지는 날에도
인생은 나에게
술 한 잔 사주지 않았다
아무리 추워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