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실천
목제체험관에 차를 두고
드림로드길을 오른다
단풍잎이 꼬실꼬실 한길 따라
하늘빛 따라
광석골 저수지에 살얼음이 얼었다
진짜 겨울이 온 것 같다
벚꽃길 따라
바다 한번 내려다보고
파초의 꿈은 사라져 가고
오늘은 현 위치 천자암에서 오른쪽으로 천자봉을 목표로 걸어보기로 하고
사람 발길이 적어 조용하다
가끔 자전거가 슝~~~~ 웅
드림파크에서 올라오는 길
만장대 1.3km
쉼
오늘은 인삼차로
절규
응달이 많아 춥다
반가운 겨울볕
예쁜 S 라인
내려다 보이는 마을
나의 살던 고향이 엄청 변했다
나무는 변하지 않고
처음 걸어보는 산길은
정답기만 하다
옆지기는 이 길인지 기억 정확하지 않지만
해군 훈련받던 시절
이산에서 1박 2일 행군 훈련을 하며 힘들었던 이야기를 하는데
나는 지금 즐겁다
드림로드길이 총 27,4km 라 하는데
언제 다 걸어볼까
차근차근 오늘도 여기까지 돌아간다
천자암에 들러
부처님께
성탄절 축하 메시지 부탁하고
계란 공양하고 내가 먹고
소원 빌고
길에서 만나는 예쁜 녀석들
아무 욕심 없이 묵묵히 서서
새싹을 틔우고 잎을 펼치고
열매를 맺고 그러다가 때가 오면
훨훨 벗어 버리고 빈 몸으로
겨울 하늘 아래 당당하게 서 있는 나무
............
그늘을 드리워 지나가는
나그네를 쉬어 가게 하면서도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는
스님은 나무보살 이라 하시며
나무를 닮고 싶다하시던
나무는 / 법정
나는 겨울 숲을 사랑한다
신록이 날마다 번지는 초 여름 숲도 좋지만
걸치적거리는 것을 훨훨 털어버리고 알몸으로 겨울 하늘 아래
우뚝 서있는 나무들의 당당한 기상에는 미칠 수 없다
숲을 이루고 있는 나무들은 저마다 특성을 지니고 있으면서
전체적인 조화를 지니고 있다
사람이 모여사는 사회도 이런 숲의 질서를 배우고
익힌다면 넘치거나 모자람이 없을 것이다
우리가 나무 한그루를 대할 때
그 앞에서 자기 자신의 모습도 함께 비춰 볼 수 있다면
나무로부터 배울 바가 적지 않을 것이다
겨울 숲에서 어정어정 거닐고 있으면
나무들끼리 속삭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빈 가지에서
잎과 꽃을 볼 수 있는 그런 사람만이
그 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을 것이다
겉으로 보면 나무들도 겨울잠에 깊이 빠져 있는 것 같지만
새 봄을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도 있다
눈 속에서도 새 움을 틔우고 있는 것 보라
이런 나무를 함부로 베면 그 자신의 한 부분이
찍히거나 베어진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나무에도
생명의 알갱이인 영이 깃들어 있다
잎이 지고 난 나무들은 나무 원래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가릴 것도 숨길 것도 없는 그대로의 모습
하늘로 하늘로 가지를 펼치고 있는
나무들은 모습은 지극히 선하게 보인다
꽃이 져야 그 자리에 열매가 맺히듯이 , 잎이 져버린 뒤 나무들은
비로소 침묵의 세계에 잠긴다
발치에 흐트러져 있는 허상의 옷을 내려다보면서
나무처럼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것저것 복잡한 분별없이 단순하고 담박하고
무심히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낙엽귀근 잎이 지면 뿌리로 돌아간다
나무들이 걸쳤던 옷을 훨훨 벗어 버리고
알몸으로 서있는
낙목한천 아래서 우리들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법정 스님...... 봄 여름 가을 겨울 중에
나무도 바다도
그냥 좋다
오늘도 순수비 하나 세우고
어찌나 눈치가 빠른지
겨우 당겨본
녀석의 이름은 뭘까
내 발걸음에
후루룩 새들이 날아간다
9658 걸음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