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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마음은 지금

7월 19일 동생집 마당에 앉아

by 하늘냄새2 2020. 7. 27.

오래만에  북면  동생집에  들렀다

답장에 나리꽃이 반겨준다

 

툭 툭  꽃잎을  떨구며

몇개 남지 않은  능소화 녀석도 

악악  거리며  반겨주는듯 하다

 

툭 툭 떨어지는  비소리  장단에  맞춰

매형과 처남은 

마당의  소리를  듣는다 

 

마당에서 소리에 들다 / 이 서 린  

 

햇빛 좋은 날  마당에 앉아 눈 감고

다만 들려오는 소리 듣기로 한다

나의  깊은 숨소리 몇번 지나간 뒤

 

 

석류나무에 쉬었다 가는  직박구리

혼자 사는 할머니 집 텃밭의 잔 기침,

멀리 버스 지나가는,만물상 트럭 스피커 왔다 가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과처마 끝 풍경,

심심해서 응얼대는 늙은 개의 투정

건너편 석산 밭의 작업하는 , 가끔 햇빛 돌아눕는, 

우체부 오토바이 소리에 눈뜨니 마을 이장님 물세 받으러 오신다.

경보총각 오늘도 꾀죄죄한  강아지 두마리 데리고

마을회관 마실 간단다

 

무엇 그리 궁금한지 감나무는 길 쪽으로 가지 뻗고

마당 한 구석 빈 항아리는 연거푸 하품하고 있다

하늘은  저리  파랗게 바람 일으키는데

 

절반이 전쟁터인 열사의 나라 

버려지고 부서지는 또 다른  거기에서도

햇빛이 몸 뒤척이는  소리 들을 수 있을까

     .

  

겨울 가뭄이 오랜간다.

마른 댓잎 서걱이는 사이로 산비둘기 푸드득 날아오른다

와글와글 내 안의 소리도 오늘은 가만히 바람 속에 풀어 놓는다

 

다시 눈감고 온 몸으로 들려오는  소리 무심히 듣는다

나는 지금 여기 있는가

이서린 

 

 포도가  익어 가는  7월에 

 

동생집  마당에  앉아

형제의  정을 나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