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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마음은 지금

김달진 시인 생가 (진해 소사동)

by 하늘냄새2 2020. 7. 25.

김달진  문학관에  상주 시인으로  근무하는 

올케  이서린  시인은 

김달진 시인  생가에  마루에  앉아

시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방에서 태어나셨고

그리고 또  

이방에서  태어나  훌륭하게  되신분들을  열거하며

기가 좋은  방이라며

 

마루에  앉아  기를  받으라고  한다

좋은 기를 받아본다

 

그리고  또 하나의  좋은 소식을 전한다 

장독대 뒤  대숲으로  데려가 

 

난생  처음 보는 

대나무꽃을  보여 준다

행운이 오는것  같다

 

좋은  기운을  가지고  생가를  돌아본다

 

작은 텃밭이  있고

여기서 그 유명한  열무꽃 시가  탄생  했을까 

 

열무꽃/김달진


가끔 바람이 오면
뒤 울안 열무 꽃밭 위에는
나비들이 꽃잎처럼 날리고 있었다

가난한 가족들은
베적삼에 땀을 씻으며
보리밥에 쑥갓쌈을 싸고 있었다

떨어지는 훼나무 꽃 향기에 취해
늙은 암소는
긴 날을 졸리고 졸리고 있었다

매미 소리 드물어 가고
잠자리 등에 석양이 타면
우리들은 종이등을 손질하고 있었다

어둔 지붕 위에
하얀 박꽃이
별빛 아래 떠 오르면

모깃불 연기 이는 돌담을 돌아
아낙네들은
앞 개울로 앞 개울로 몰려가고 있었다

먼 고향 사람 사람 얼굴들이여
내 고향은 남방 천리
반딧불처럼 반짝이는 생각이여

삶/김달진

등 뒤의 무한한 어둠의 시간
눈앞의 무한한 어둠의 시간
그 중간의 한 토막
이것이 나의 삶이다
불을 붙이자
무한한 어둠 속에
나의 삶으로 빛을 밝히자 

 

함께한  손녀  녀석 을  보니

  초가  아래채가  있는  마당이  컸던

그 속에서  뛰놀았던 

내  여섯살 시절  생각이 난다

 

샘물 /김달진

숲속의 샘물을 들여다본다

물 속에 하늘이  있고  흰구름이 떠가고

바람이 지나가고

조그마한 샘물은 바다같이 넓어진다

나는 조그마한 샘물을 들여다 보며

동그란 지구의  섬 우에  앉았다

 

 

감나무 

 

시인은  여전히  기를  받고  있고

 

씬냉이꽃/ 김달진

사람들  모두 

산으로 바다로

신록철 놀이 간다 야단들인데

나는 혼자 뜰 앞을 거닐다가

그늘 밑의  조그만 씬냉이꽃을  보았다

이 우주 

여기에

지금

씬냉이꽃이  피고

나비 날은다

 

할머니 따라 소사동  나들이  한  녀석

먼훗날

할머니와  김달진 생가를 추억하겠지 

그리고 

코로나로  마스크를 해야했던

힘든 시기였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