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달진 문학관에 상주 시인으로 근무하는
올케 이서린 시인은
김달진 시인 생가에 마루에 앉아
시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방에서 태어나셨고
그리고 또
이방에서 태어나 훌륭하게 되신분들을 열거하며
기가 좋은 방이라며
마루에 앉아 기를 받으라고 한다
좋은 기를 받아본다
그리고 또 하나의 좋은 소식을 전한다
장독대 뒤 대숲으로 데려가
난생 처음 보는
대나무꽃을 보여 준다
행운이 오는것 같다
좋은 기운을 가지고 생가를 돌아본다
작은 텃밭이 있고
여기서 그 유명한 열무꽃 시가 탄생 했을까
열무꽃/김달진
가끔 바람이 오면
뒤 울안 열무 꽃밭 위에는
나비들이 꽃잎처럼 날리고 있었다
가난한 가족들은
베적삼에 땀을 씻으며
보리밥에 쑥갓쌈을 싸고 있었다
떨어지는 훼나무 꽃 향기에 취해
늙은 암소는
긴 날을 졸리고 졸리고 있었다
매미 소리 드물어 가고
잠자리 등에 석양이 타면
우리들은 종이등을 손질하고 있었다
어둔 지붕 위에
하얀 박꽃이
별빛 아래 떠 오르면
모깃불 연기 이는 돌담을 돌아
아낙네들은
앞 개울로 앞 개울로 몰려가고 있었다
먼 고향 사람 사람 얼굴들이여
내 고향은 남방 천리
반딧불처럼 반짝이는 생각이여
삶/김달진
등 뒤의 무한한 어둠의 시간
눈앞의 무한한 어둠의 시간
그 중간의 한 토막
이것이 나의 삶이다
불을 붙이자
무한한 어둠 속에
나의 삶으로 빛을 밝히자
함께한 손녀 녀석 을 보니
초가 아래채가 있는 마당이 컸던
그 속에서 뛰놀았던
내 여섯살 시절 생각이 난다
샘물 /김달진
숲속의 샘물을 들여다본다
물 속에 하늘이 있고 흰구름이 떠가고
바람이 지나가고
조그마한 샘물은 바다같이 넓어진다
나는 조그마한 샘물을 들여다 보며
동그란 지구의 섬 우에 앉았다
감나무
시인은 여전히 기를 받고 있고
씬냉이꽃/ 김달진
사람들 모두
산으로 바다로
신록철 놀이 간다 야단들인데
나는 혼자 뜰 앞을 거닐다가
그늘 밑의 조그만 씬냉이꽃을 보았다
이 우주
여기에
지금
씬냉이꽃이 피고
나비 날은다
할머니 따라 소사동 나들이 한 녀석
먼훗날
할머니와 김달진 생가를 추억하겠지
그리고
코로나로 마스크를 해야했던
힘든 시기였다고
'내마음은 지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해 소사동 마을 (0) | 2020.07.28 |
---|---|
7월 19일 동생집 마당에 앉아 (0) | 2020.07.27 |
(진해여행) 김달진 문학관에서 (0) | 2020.07.24 |
부산여행 송도 의 어린왕자 (0) | 2020.07.23 |
부산여행 송도 용궁다리(7월 17일) (0) | 2020.07.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