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남기고 간 자리
그리고
따뜻한 아랫목이 그리운 계절
오늘은
걷이가 끝난 양촌 마을 한바퀴 한다
동트는 길따라
저 하얀 수탉 정말 멋지게 서있네
김장철 이지.....
이 뱀 같은 녀석은
주황빛 고운 녀석 어디로 다 보내고
까치녀석은 따 먹을수 있겟지
난 그저 바라만 볼 수 밖에
철거덕 철거덕 방앗간 기계 돌아가는소리
호박 넣은 백설기 떡에서 김이 모락모락
골목길 담너머에서 들려오는소리
언니야 ,언니야 불러가며
다정한 소리
배추 속 넣는 소리
탐나는 풍경
ㅎㅎ 저 배추로 김치 담그면
장금이도 울고 갈까
시래기 넣은 추어탕 한그릇
그림 한 폭 그려보고 싶은 담벼락
타이어 변신은 무죄
길
길이 있다
말동무 구해 걸어보고 싶네
말동무 / 이서린
얘야 , 이번 주말에 올 때 파리채나 파리약 좀 갖고 오너라
수화기 건너편 아버님 말씀
이것저것 챙겨 길을 나선다
먼길 오느라 고생 많았다
한 주간의 안부나 사소한 이야기
그 사이에 애먹이는 파리 한마리
그놈 좀 잡아봐라
화장실 가면 화장실 따라오고
부엌에 가면 부엌에 따라 오고
이방 저방 귀찮고 아주 성가셔
애비 오기만을 기다렸니라
니가 살 날도 얼마 안 남았다
우리 애 오면 니는 이제 죽었다
한 며칠 오가며 심심치는 않았니라
늙은 노부부 외로울까봐
그 놈이 자 집처럼 활개치고 다니더만
저,저, 저기 벽에 앉았네
아이쿠 놓쳤다
천장에 붙었다 파리채 들고 아슬아슬 놓칠 때
어머니 슬며시 하시는 말씀
냅둬라 그것도 말동무니라
그놈의 파리 땜에
입은 떼고 살았니라
무심한 듯 흘리신 어머니 말씀
애꿎은 파리채만 허공을 가른다
이서린
저수지를 바라보고 있는 저 두사람도
말동무 삼아 왔을까
논두렁 밭두렁 뛰어 다니며 놀던
내 동무 생각 ..
녀석들도 지 버리고 훌훌 떠난 감 생각 날까
맛있는 냄새
시골의 정
ㅎㅎㅎ 난 이댁에서
김장김치 맛을 보았다
온 동네 김장냄새
녀석도 김치 맛을 알까
한바퀴 하고 집에 돌아오니
된장국 냄새 구수하고
옆집 할머니
김장 준비 하신다
ㅎㅎ 입안에 고이는 침
지난해 묵은지 남은것 있을까
묵은지 씻어
모락모락 밥 한술 얹어 먹는맛
행복한 가을날 의 꿈 ...
흰눈이 내리며 다시 오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