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날인데도 두녀석 집에도 못가고
슬프게 서있습니다
사람들은 눈싸인 호수길을 즐겁게 걸어갑니다
숨어 우는 바람소리
호수는 하얀 눈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호수너머엔
없었던 건물 하나가 마치 한마리 학같이 서있습니다
꽁꽁 언길 무사히 걷게 도와 주십사 기도드리고
호수 속에 서보는데
ㅎㅎㅎ 들어가지 말랍니다
전에 아이들 어릴때는 스케이트 장으로 개방해
즐겁기도 했는데
아름다웠던 연꽃 사이로 노닐던 잉어들이 어디로 갔을까
우리 옆지기 궁금해 죽습니다
궁금하면 오백원
아 하늘이 맑습니다
저 나무 열매
어린 시절 나쁜 머시마들이 저거 뱅뱅 돌리면서 다가오면
정말 무서웠는데
딸랑딸랑 방울 처럼 멋집니다
고드름 고드름 수정 고드름도 있고
드디어 제 좋아하는 자작 나무 숲에 도착 했습니다
자작자작 걸어봅니다
여린 나무 가지에 반하고
나무는 / 법정
나는 겨울 숲을 사랑한다
신록이 날마다 번지는 초 여름 숲도 좋지만
걸치적 거리는 것을 훨훨 털어버리고 알몸으로 겨울 하늘 아래
우뚝 서잇는 나무들의 당당한 기상에는 미칠 수 없다
숲을 이루고 있는 나무들은 저마다 특성을 지니고 있으면서
전체적인 조화를 지니고 있다
사람이 모여사는 사회도 이런 숲의 질서를 배우고
익힌다면 넘치거나 모자람이 없을것이다
우리가 나무 한그루를 대할 때
그 앞에서 자기 자신의 모습도 함게 비춰 볼 수 있다면
나무로 부터 배울 바가 적지 않을 것이다
겨울 숲에서 어정 어정 거닐고 있으면
나무들 끼리 속삭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빈 가지에서
잎과 꽃을 볼 수 있는 그런 사람만이
그 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을 것이다
겉으로 보면 나무들도 겨울 잠에 깊이 빠져 있는 것 같지만
새 봄을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도 있다
눈 속에서도 새 움을 틔우고 있는것 보라
이런 나무를 함부로 베면 그 자신의 한 부분이
찍히거나 베어진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나무에도
생명의 알갱이인 영이 깃들어 있다
잎이 지고 난 나무들은 나무 원래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가릴것도 숨길것도 없는 그대로의 모습
하늘로 하늘로 가지를 펼치고 있는
나무들은 모습은 지극히 선하게 보인다
꽃이 져야 그 자리에 열매가 맺히듯이 , 잎이 져버린 뒤 나무들은
비로소 침묵의 세계에 잠긴다
발치에 허트러져 있는 허상의 옷을 내려다 보면서
나무 처럼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것 저것 복잡한 분별없이 단순하고 담박하고
무심히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낙엽귀근 잎이 지면 뿌리로 돌아간다
나무들이 걸쳤던 옷을 훨훨 벗어 버리고
알몸으로 서있는
낙목한천 아래서 우리들의 삶을 되돌아 보게 하는 ...
법정 스님 ......봄 여름 가을 겨울 중에
나무 처럼 단순 하고 담박하게
무심히 살아갈것을 ... 새기며
월파정에 올라 호수를 바라봅니다
하얀 눈이 호수를 점령하고
에잉 잠자고 있는 녀석 깨워 놓고
제가 잘못했나요
무섭게도 바라보는 장군님들
얼른 발길을 돌려
사박 사박 걸어갑니다
바람이 손을 호주머니 속으로 데려갑니다
카메라 접을까 하니
보일듯 보일듯
무지개를 만나고
올 한해 모든 블로그 여러분 가정에
무지개빛 아름다움이 빛나시길 바라며
즐겁고 행복한
건강한 한 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