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마지막 날
가을 풍경을 찾아나선
낯선길로 들어서고
그리고 마주친 아름다운 풍경
차를 세우고 녀석들 따라 들길을 걸어본다
한 걸음 한걸음 다가 갈수록
녀석들은 릴레이 바톤 받듯
달아난다
가까운 거리는 아닌데
촉각일까 후각일까
달아나는 센스가 얄밉다
달아나는
녀석들 따라
아름다운 들길을 걸어본다
한여름 들녁을 장식하던 개망초 녀석
가을바람 속에서도 꿋꿋이
국화인양 눈 속임을 한다
그래도 녀석이 주는 기쁨 안고
가을이 안겨주는 행복을 만끽한다
가을이 안겨주는 마음 / 용혜원
가을은
모든 것이 심각해 보이고
바람따라 떠나고 싶어하는 고독이
너무도 무섭기까지 하다.
그러나 푸른 하늘아래..
해맑은 아이들의 웃음은
더욱 아름답고
가을은 옷깃을 여미는
질서와 신사의 계절이기도 하다.
봄날이나 여름날
한 잔의 커피를 마심보다
낙엽지는 가을날
한 잔의 커피와 만남의 이야기는
긴 여운을 남길 것이다.
가을처럼
사람들을 깨끗하고 순수하고
부드럽게 만드는 계절도 없을 것이다.
나는 가을을 좋아한다.
그리고 사랑한다.
가을은
혼자 있어도 멋이 있고
둘이 있으면 낭만이 있고,
시인에게는
고독 속에 한편의 시와
그리움이 있기 때문이다.
외로움에 젖다 보면,,
다정한 친구들에게 편지를 쓰고,
그 분에게는
조용히 기도를 드리며 시를 쓰고 싶다.
가을은
만나고 싶은 계절이다.
가을의 맑은 하늘에
무언가 그려 넣고 싶을 정도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가을은
사람들의 가슴에서
들판으로 번지기 시작해
이 땅을 물들게 한다.
우리는 어느 날인가
기다릴 이유가 없을 때,,
이 땅을 떠나갈 사람들이 아닌가?
살아감은
만남으로 열리고
가을의 문도 열리고 있다.
가을이 와서 바람이 되는 날,
가을이 와서 낙엽이 되는 날,
온 하늘이
푸른 바다가 되면
모든 사람들은
또 다른 계절로 떠나고 싶어하는 것이다.
우리는
늘 떠나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시인은 가을에 시를 쓸 것이고,
연인들은 사랑의 열매를 맺고,
사색가의 좋은 명상은
가을 하늘의 구름처럼 떠오를 것이다.
지난 여름날
그리고 쏟아졌던 비.
여름은 비 그 자체였다.
이 가을에 고독이면서 의미있는,
외로움이면서도 그리움인
결실로 이어졌으면 좋으리라.
한 잔의 따스한 커피의 향내를 맡는데
잊어버린 고향 열차의 기적 소리가
마음 속에서 울리고 있다.
가을!
이 가을은
사랑하고픈 계절이다.
사랑하고 있는 계절이다.
용혜원
나뭇잎 흔들이는 소리에 바람과 함께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계절
법정스님은
가을은 떠돌이 계절이라고
이 떠돌이 계절에
아름다운 인연 에 빠져본다
가을엔 맑은 인연이 그립다/이외수
가을엔 맑은 인연이 그립다
서늘한 기운에 옷깃을 여미며
고즈넉한 찻집에 앉아
화려하지 않은 코스모스처럼
풋풋한 가을 향기가
어울리는 그런 사람이 그립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차 한 잔을 마주하며
말없이 눈빛만 바라보아도
행복의 미소가 절로 샘솟는 사람
가을날 맑은 하늘빛처럼
그윽한 향기가 전해지는 사람이 그립다
찻잔속에 향기가 녹아들어
그윽한 향기를
오래도록 느끼고 싶은 사람
가을엔 그런 사람이 그리워진다
산등성이의 은빛 억새처럼
초라하지 않으면서 기품이 있는
겉보다는 속이 아름다운 사람
가을엔 억새물결 출렁이는
은빛 향기를 가슴에 품어 보련다.
이외수
저녁짓는 소리가 ..
지붕위 굴뚝으로 피여나는 하얀 연기
그리운 시절의 아름다움이 있는 들판 의 행복
오마이 갓
옆지기가 꽃다발을
기억해두리
359 국도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