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으로 나가는 길
하늘은 무슨일이 있는지
구름은
축제인지 반란인지
텃밭은 조용한듯 한데 ..
윤고문님 이랑들
허리 수술을 하셨다는데도
우렁각시가 있나
고문님 이랑 의
콩들이 자취를 감추고
파릇파릇 무엇인가
또 얼굴을 내밀고 있다
ㅎㅎㅎ
불상한 우리 이랑 은
전설의 고향
머리 풀어해친
귀신들의 잔치가 벌어지고 있는것 같다 ....
고문님 옥수수는
지옥문을 지키는 수장들 같이
바람결에 씩씩 거리고 있고 ..
풀귀신들의 잔치 속에
겁에 질렸나
빨갛게 빨갛게
숨어숨어 ..
고문님
호박은
높이 높이
하늘 높이 숨어버렸네
동앗줄 끊어질까
내마음이 달랑달랑
풀속에 갇힌 고구마 이랑
불쌍해 툭툭 건드려보니
알뿌리는 보이지 않고
긴 줄기만 줄줄 따라온다
겨우 한녀석
앗 이녀석들도 겁에 질려 노랗게 ....
...............................
신세대 고구마인가 보다
아싹 씹은 본 맛이
좋다
아쉽다
그냥 둘걸 ...
유기장네 이랑
오이 밭은
귀신들 움막 같다
황혼의
이들은 자식을 기다리는
엄마처럼 .......
그속에
어린 오이는
멋모르고 커가고 있다
너덜너널 이 거지 같은
환경 속에서
인생도 이런 것일까
허망한 생각이 잠시 ...
하지만
그 속에
숨어숨어 .제 몫을 다하는
이녀석이 기특하다 ..
오이
피망
깻잎
고추 ,꽈리고추
부추
고구마줄기...
순식간에 부자가 ...
탐이 나는
저 누렁이는 ..
호박죽을 끊일까
꿀을 넣어 액즙,,,
예쁜 호박 줄무늬 떡
울렁도 호박 엿 ......
뭐하나 ???
흠 ~~~
이녀석이
이렇게 동그랗게 눈을 뜨고 지키고 있는데 ...
동그라미 속
연두빛 빛 세상은
내마음을 내마음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