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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속 이야기

내고향 진해

by 하늘냄새2 2007. 10. 10.
영길만아! 황포돛대가 그리우냐

▲진해 해안도로 ‘속천항~안골마을’

너울너울 파도따라 쉬엄쉬엄 쉬어가게

진해 해안도로를 따라 영길마을로 가는 길목에 ‘황포돛대 노래비’가 서 있다.

 

‘마지막 석양빛을/기폭에 걸고/흘러가는 저 배는/어디로 가느냐/해풍아 비바람아/불지를 마라/파도소리 구슬프면/이 마음도 구슬퍼/아아 아아/어디로 가는배냐/어디로 가는배냐/황포돛대야/순풍에 돛을달고/황혼바람에/떠나가는 저 사공/고향이 어디냐/사공아 말해다오 ….’(작사 이용일. 작곡 백영호. 노래 이미자)

 

대중가요로 널리 알려진 ‘황포돛대’는 이 고장 출신 이용일(본명 일윤)씨가 고향바다인 영길만을 회상하며 노랫말을 썼다. 1964년 백영호 작곡. 이미자의 노래로 발표하게 되어 국민 애창곡으로 널리 불리게 됐다.
가로 5m. 세로 6m. 높이 7m 규모로 화강석과 청동을 재료로 하여 제작된 노래비의 작품명은 ‘고향의 향수’이다.

 

해변공원 산책·수치마을 식사·명동마을 낚시·남문휴게소 전망… 어때요, 멋진 드라이브 코스죠?

진해 하면 4월에 내리는 눈꽃인 벚꽃의 향연과 군항제가 마음을 설레게 한다.
봄철 진해는 누구나 가보고 싶은 ‘꽃과 바다의 도시’가 된다.

그렇다고 진해가 벚꽃처럼 봄에만 활짝 핀 곳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초가을 진해 해안가를 달려 보라.

 

아늑한 어촌 풍경을. 고즈넉한 해안길을 만날 수 있다.
진해 해안도로 드라이브의 출발점을 속천항으로 잡았다.

여기서 배를 타면 거제 실전까지 1시간이면 건넌다.
여느 항구처럼 주위에 횟집이 많은 아담한 항구마을이다.

바로 옆에 해변공원이 붙어 있다.


해안가에 우뚝 솟아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진해루’를 중심으로. 확 트인 산책로가 함께 있다.

최근에 조성된 것이라 모든 게 새 것이란 느낌이다.

 

주말이면 낚시꾼들이 장사진을 치기도 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자니. 숭어란 녀석이 철도 모르고. 사시사철 물 밖으로 몸을 내던진다.
‘나 잡아 봐라’식으로 막무가내로 뛰는 녀석도 간혹 있다.

 

바다 속에서 은빛 점이 올라오더니 물 밖에 나서 햇빛과 만나니 눈이 부실 정도다.
진해는 아직 해안도로가 한 길로 쭉 나 있지 않다.

   

해변공원에서 시내인 이동. 덕산동. 풍호동을 10여분 지나야 다시 바닷길로 접어든다.
장천항이다.

 

여기서 다시 행암동 벚꽃길을 넘으면 수치마을이다.
찻길이 나지 않았더라면 더 운치가 있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수치마을은 횟집과 레스토랑으로 유명하다.


수치마을에 들렀다면 안쪽 합포마을까지 수치해안을 달려봐야 한다. 합포마을까지는 10여분도 안 걸리는 짧은 길이지만 꼬불꼬불한 길과 마을에 도착했을 때의 고요함은 마음을 빼앗길 정도다.

수치마을을 나와 조선소를 지나면 명동마을이다.


명동마을 방파제에도 어김없이 낚시꾼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손바닥 반만한 크기의 감성돔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속칭 ‘세꼬시’를 해 먹으면 맛이 그만이다. 하지만 좀 더 클 때까지 놓아뒀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명동마을 앞에 떠있는 음지도에 조성된 진해해양공원도 한번 가볼만 한 곳이다. 함상에서의 활동과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군함전시관’. 동·서양 해전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해전사체험관’. 신비한 바다 속 생태계를 옮겨 놓은 ‘해양생물테마파크’ 등 크게 3곳으로 구성돼 있다. 꼼꼼히 둘러본다면 반나절은 족히 걸린다. 진해해양공원은 별도의 시간을 내서 오면 좋다.

 

명동마을 나와 삼포마을부터는 바다를 막고 선 신항매립지가 눈에 들어온다. 개발의 물결이 과거 섬이었던 수도. 송도. 연도를 육지로 만들어 버려 아쉽다.

 

남문휴게소에선 신항매립지 넘어 먼바다와 가덕도. 거제도가 한눈에 들어와 확 트인 느낌이다. 웅동만 안쪽 풍경도 여전하다. 남문휴게소엔 이번 주말 개장 예정인 흰돌메공원이 거의 제모습을 갖췄다. 진해의 비상을 소망해 만든 웅비대는 전망탑의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남문휴게소를 내려가면 바다를 따라 뻗은 해안도로가 시원스럽게 뻗었다. 진해 해안도로의 매력은 도로 곳곳에 무료 주차공간이 많다는 점이다. 차를 세워놓고 한동안 바다를 바라보고 있지만 ‘오르락 내리락’하는 너울에 몸이 저절로 따라 다닌다.
남문휴게소에서 안골포까지를 크게 웅동만이라고 하지만. 영길마을 앞은 영길만으로 안골포 앞은 안골만으로 부르기도 한다.

영길만으로 가는 길목에 황포돛대 노래비가 여행객을 붙잡는다. 노래비 주위로 조성된 공원은 편하게 않아 바다를 조망할 수 있어 좋다.


영길마을 지나면 해안도로의 끝인 안성마을이고 안골마을이다. 먹거리가 넘쳐나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굴양식장이다. 갈매기들이 굴 기둥에 한 마리씩 자리를 잡고 뭔가를 기다리고 있다. 마치 양식장을 지키는 파수꾼 같다.

진해 해안도로는 개발로 인해 옛 모습을 잃어가고 있었다. 신항매립지에 건물들이 들어서고 나면 또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 해안도로란 말은 무색해질 수도 있다. 해안도로를 달리는 동안 지금의 모습들을 고이 간직해야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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