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마음은 지금

연두빛 감나무 아래서

by 하늘냄새2 2026. 4. 30.

 
시인들은  어떤 곳에서  어떻게 
감성을  키웠을까 

 
김달진  시인  생가 
 
 

 
감나무와 우물하나가  반겨주는  마당 

 
시인은 이 방에서 태어나셨다고 하는데

 
그 후 
이방에서 태어나  훌륭하게 되신 분이  많다는 
이방의  기를  받아라 하던  
좋은 기운을 받아본다 
 

 
4월의  연둣빛 감나무 아래 
 
초가집 마당에 서면
햇살이 말을 건네오고
막 돋은 연둣빛 잎새들
바람에 흔들리며 봄을 속삭이고

 
흙냄새 올라와
발끝에 머울다 가슴깊이 번진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그래서 더 충만한 

 
나는 그저 서서
연둣빛하루 속에 조용히 스며든다 
 

 
모교 교가를 작사하신 분이기도 한
시인의 작품들을 감상해보는 
 

 
청시 ( 靑枾 )김달진
유월의 꿈이 빛나는 작은 뜰을
이제 미풍이 지나간 뒤
감나무 가지가 흔들리우고
살찐 암록색 잎새 속으로
보이는 열매는 아직 푸르다

 
씬냉이꽃/ 김달진
사람들  모두 
산으로 바다로
신록철 놀이 간다 야단들인데
나는 혼자 뜰 앞을 거닐다가
그늘 밑의  조그만 씬냉이꽃을  보았다
이 우주 
여기에
지금
씬냉이꽃이  피고
나비 날은다

 
열무꽃/김달진


가끔 바람이 오면
뒤 울안 열무 꽃밭 위에는
나비들이 꽃잎처럼 날리고 있었다

가난한 가족들은
베적삼에 땀을 씻으며
보리밥에 쑥갓쌈을 싸고 있었다

떨어지는 훼나무 꽃 향기에 취해
늙은 암소는
긴 날을 졸리고 졸리고 있었다



매미 소리 드물어 가고
잠자리 등에 석양이 타면
우리들은 종이 등을 손질하고 있었다

어둔 지붕 위에
하얀 박꽃이
별빛 아래 떠 오르면

모깃불 연기 이는 돌담을 돌아
아낙네들은
앞 개울로 앞 개울로 몰려가고 있었다

먼 고향 사람 사람 얼굴들이여
내 고향은 남방 천리
반딧불처럼 반짝이는 생각이여
 

 눈
하얗게  쌓인  눈 우에
빨간 피 한 방울 떨어뜨려 보고 싶다
속 드리 스미어드는 마음이 보고 싶다
 

 
사랑을랑/김달진
모든 것 다 없어져도
사랑을랑 버리지 말자
찬비 나리는 지루한 날에
두 손발 멀어서 어이 가리
여기저기 토깝불 이는 밤
빛 함께 떠오는 장미꽃 향기
우리 사랑을랑 버리지 말고
모든 것 대신해 지니고 가자 

 
참다운 법
안 보이는 것이 없다
내가 못 보는 것이다
안 들리는 것이  없다
내가 못 듣는 것이다
안 되는 것이  없다
내가 못하는 것이다 

 
삶/김달진

등 뒤의 무한한 어둠의 시간
눈앞의 무한한 어둠의 시간
그 중간의 한 토막
이것이 나의 삶이다
불을 붙이자
무한한 어둠 속에
나의 삶으로 빛을 밝히자
 

 
샘물 /김달진
숲 속의 샘물을 들여다본다
물속에 하늘이  있고  흰구름이 떠가고
바람이 지나가고
조그마한 샘물은 바다같이 넓어진다
나는 조그마한 샘물을 들여다보며
동그란 지구의  섬 우에  앉았다
 

 
그리는 세계 있기에/김달진
그리는 세계 있기에  그 세게 위하여
生의 나무의 뿌리로 살자
넓고. 굳세게. 또 깊게
어둠의 고뇌 속을 파고들어
모든 재기와 현명 앞에 하나 어리섞은 침묵으로....
그 어느  겁외의 하늘아래 찬란히 피어나는 꽃과
익어가는 열매 멀리 바라보면서....

 
편안함이 전해오는  

 
감꽃이 필 때 다시 찾고픈 

'내마음은 지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보리 밭에서  (6) 2026.05.02
목향장미  (2) 2026.05.01
다시 찾은 겹벚꽃 단지  (7) 2026.04.27
소사마을 왕벚꽃 축제  (10) 2026.04.25
진동 고현마을 미더덕 향기(4월10일)  (10) 2026.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