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익 휘익
못 부는 휘파람이 나오는 날씨
바람이 구름을 나에게로 데려온다
(청춘이 바람이냐고 묻거든) 이해인
누가 날더러
청춘이 바람이냐고 묻거든
나, 그렇다고 말하리니
그 누가 나더러
인생도 구름이냐고 묻거든
나, 또한 그렇노라고 답하리라
왜냐고 묻거든
또 말하리라
청춘도 한번 왔다 가고 아니오며
인생 또한 한번 가면
되돌아올 수 없으니
이, 어찌 바람이라,
구름이라 말하지 않으리오
오늘 내 몸에 안긴 겨울바람도
내일이면 또 다른 바람이 되어
오늘의 나를 외면하며 스쳐가리니
지금 나의 머리 위에
무심히 떠가는 저 구름도
내일이면 또 다른 구름이 되어
무량 세상 두둥실 떠가는 것을
잘난 청춘도 못난 청춘도
스쳐가는 바람 앞에 머물지 못하며
못난 인생도 저 잘난 인생도
흘러가는 저 구름과 같을 진대
어느 날 세상을 스쳐가다가
또 그 어느날 홀연히
사라져 가는 생을 두고
무엇이 청춘이고
그 무엇이 인생이라고
따로 말을 하리까
우리의 인생도 바람과
구름과 다를 바 없는 것을
이해인 (청춘이 바람이냐고 묻거든)
이 집도 청춘 시절이 있었겠지
젊어지고 싶은 마음에
동화 속 그림 으로 단장도 해보고
지나간 시절 그리워도 해보지만
잘난 청춘도 못난 청춘도
스쳐가는 바람 앞에 머물지 못하며
흘러가는 흘러가는 저 구름과 같다는 것을
수녀님은 인생을 시로 풀어주신다
옥이언니, 경아오빠, 철이 녀석이 뛰어나올 것 같은 골목길
노랑대문집에 누가 살까
마음씨 고운 아저씨 아줌마 가 살것 같은
물어 볼까
복덕방 할배는 알고 계시겠지
그리움 같은 골목에 서서
그렇게 인생은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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