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산
지난해 4월
난생처음으로 노루귀 엘레지를 보았다
해서
다시 녀석들 만나러 왔다
연둣빛 새싹은 노래하는데
계곡물은 조용하다
비가 좀 내려야 계곡물도 살아날 것 같다
지난해 보지 못한
벚꽃이 반겨준다
정말 올해는 꽃이 일찍 피나보다
녀석들은 집주변에서도 볼 수 있어 인사만 하고
녀석들 무리도 손짓을 하지만 패스
난 노루귀, 엘레지를 만나러 간다
와우
벚꽃은 언제봐도 예쁘다
하늘빛도 아름답다
노루귀 찾아야 하는데
벚꽃이 자꾸 유혹한다
가자 가자
계곡길 끝까지 6km 하는데
걷고 걷고
지난해 노루귀 군락지를 찾았는데
없다
한 녀석도 없다
보랏빛 엘레지도 없다
돌이끼도 바삭바삭 말랐다
지난해 4월 5일 엔
옹기종기 모여 있었는데
이것 참
왜 한 녀석도 없는지
녀석도 일찍 피고 사라졌다
메마른 땅 때문에 올라오지도 못했을까
녀석들이 씨앗을 물어다 주지 않았나
녀석이 뭐라 뭐라 하는데
못 알아듣겠다
맥이 빠진다
다시 내려오는 길에
돌단풍 무리
바위틈에서
씩씩하게 자라고 있다
지난여름엔 물소리 시원했는데
곧 비소식이 있지만
아쉽다
그래도 앉아
차 한잔 하고...
숲으로 들어가 보고 싶은데
사유지 들어가지 마세요
여기저기 사유지 사유지 철조망
꽃도 못 보고
그냥 걷자 걷자
만보 채우기 작전
야호
11000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