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마진고개 넘어
진해로 간다
봄이 하얀 벚꽃이 맞아주겠지만
어느새 훌훌 벗어버리고
앙상한 가지만이 반겨준다
편백숲에 놀다 가고 싶지만
40년전 꽃꽂이를 가르쳐 주시던
그리고 우리 두부부를 맺어주신 언니를 찾아간다
간혹 안부를 전하고 살지만
자주 찾아뵙지는 못하는
80년 이계단을 오르며
꽃꽂이를 배우러 다니던
꽃꽂이 노트에
80년 3월 17일 월요일이 첫날이다
아마도 월요일마다 수업을 한 모양이다
저 꽃병이 아직 언니 집 에 있었다
언니는 여든이 넘은 연세로
아직꽃꽂이를 하고 계셨다
진해 중앙성당
제대 꽃꽃이를 하고 계셨다
70년 세례를 받던 생각도 난다
소녀처럼
언니는 작품 하나하나를 설명하신다
우리의 꽃 같은 시절이 생각난다
잠시나마
40년전 시간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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