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주남지
만만의 준비태새 열정적인 진사님들
카메라를 세워만 놓고
무엇을 ? 비맞는 연꽃? 궁금궁금
정말 궁금헤서
조용히 물어봤다
개개비를 기다린다고 했다
그리고 어떤 작품이 탄생할까 궁금
혹시 어디다 이사진을 올리시나요?
야박한 대답
안올려요
ㅎㅎ 이분들은 아니지만
대포카메라 가 기다리는 개개비가 빨리 와주기를 바라며
내 짧은 포를 끝까지 끝까지 당겨보는
봉긋 봉긋 꼭 다문 녀석보니
법정스님 생각난다
스님은 차 중에 연꽃차가 향기롭다고 했다
연꽃은 나흘 동안 피는데
이틀째 피어날 때의 향기가
절정이라고
이틀째 피어난 꽃에 주로 벌이 모여드는데
연꽃차는 이틀째 핀 연꽃이 오그라들 때
한두 잔 마실 정도의 차를 봉지에 싸서
노란 꽃술에 넣어 두어 하룻밤이
지난 다음날 아침 꽃이 문을 열기를 기다려
차 봉지를 꺼내어 차를 우려 마시면
연꽃차만이 지닌 황홀한
향취와 마주치게 된다고 했다
그러나 스님은 연꽃에게 미안해서
연꽃차를 만들지 않는다고 하셨다
연꽃은 산꼭대기나 마른땅에서 피지못한다
하필이면 왜 진흙탕에서만 피는걸까
흙탕물 위에 한송이 연꽃이 피어날때
더러운 흙탕은 자취를 감춘다
더럽다는 분별이 저절로 사라져 버린다
청초한 꽃에 의해 투명하고 맑게 조명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연꽃은 작 몸에
단 한방울의 흙탕물도 용납하지 않는다
흐린곳에 살면서도 항상 조촐한
이것이 연꽃의 생태이다
법정스님 봄, 여름, 가을, 겨울중에
비오는날 연밭이 이렇게 재미있는줄 몰랐다
툭툭 잎사귀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정겹고
빗방울이 연잎에 고이면
연잎은 한 동안 유동으로 함께 일렁이다가
어느만큼 고이면 수정처럼 투명한 물을
미련없이 쏟아 버린다고 한다
그 물이 아래 연잎으로 떨어지면
또르르 또르르 녀석들이 합체를 한다
거기에서 또 일렁이다가 또르르 연못으로 비워 버린다
연잎 자신이 감당할 만 한 무게만을 싣고 있다가
그 이상이 되면 비워 버리는
욕심대로 받아들이면 마침내 잎이 찢기거나 줄기가 꺽이고 말 것이다
세상사는 이치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법정 스님의 연꽃의 지혜를 말해 주시던
, 불여악구(不與惡俱)
연꽃 잎 위에는 한 방울의 오물도 머무르지 않는다는 뜻으로
물이 연잎에 닿으면 그대로 굴러 떨어집니다.
연 잎 위에 물방울이 지나가지만 그 흔적도 전혀 남지 않습니다.
우리가 살다보면 때로 우리에게 원하지 않는 악이나 악재들이 마치
비 오듯 쏟아질 때가 있습니다. 그것이 오래 우리에게 머물지 않고 흘러가도록 해야
하지요. 그러기 위해서 연잎처럼 아래로 향해 고개를 숙여야 합니다.
흔적을 남기지 않고
자신이 감당할 무게 만큼 받아 들인다는
비오는날의 연잎 왈츠가 너무 좋았던
7월18일 주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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