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왕산 아래 덩그러니 서 있는 실버타운
엄마를 모셔두고 동생 집으로 가는길
스치는 풍경들이 마음을 바쁘게 한다
네비 여인을 따라 북면 무곡리로 가는길
언제가 가보았던 장춘사도 지나고
동생집이 보이기 시작한다
감나무가 보이고
언제나 아름답게 반겨주는 풍경
오늘은 황금빛으로 맞아준다
푸르른 담장이 발길을 제촉하고
월이 달이는 낯선 발소리에 쫑긋쫑긋
모기녀석들 횡포에 방어막을 치고
마당에 앉아 마당의 소리를 듣는다
마당에서 소리에 들다 / 이 서 린
햇빛 좋은 날 마당에 앉아 눈감고 다만 들려오는 소리 듣기로 한다
.나의 깊은 숨소리 몇 번 지나간 뒤 석류나무에
쉬었다 가는 직박구리,혼자 사는할머니 집 텃밭의 잔 기침
,멀리 버스 지나가는,만물상 트럭 스피커 왔다 가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과처마 끝 풍경,
심심해서 응얼대는 늙은 개의 투정
, 건너편 석산 밭의 작업하는 , 가끔 햇빛 돌아눕는,
우체부 오토바이 소리에 눈뜨니 마을 이장님 물세 받으러 오신다.
경보총각 오늘도 꾀죄죄한 강아지 두 마리 데리고 마을회관에 마실 간단다.
무엇 그리 궁금한지 감나무는 길 쪽으로 가지 뻗고
마당 한 구석 빈 항아리는 연거푸하품하고 있다
. 하늘은 저리 파랗게 바람 일으키는데
절반이 전쟁터인 열사의 나라 버려지고 부서지는
또 다른 거기에서도 햇빛이 몸 뒤척이는 소리 들을 수 있을까 ,
겨울 가뭄이 오래간다.
마른 댓잎 서걱이는 사이로 산비둘기 푸드득 날아오른다.
와글와 글 내 안의 소리도 오늘은 가만히 바람 속에 풀어놓는다.
다시눈감고 온몸으로 들려오는 소리 무심히 듣는다.
나는 지금 여기 있는가
이서린
뱀 ,뚜꺼비 ,거미,개구리....... 숨어 있다는데
들렁누워 ..
푸른 하늘과
햇살과 이야기 나눈다
일광욕 하는 녀석들 ...
탱자나무 가시 들고
한땀 한땀
살금 살금 숨 죽여 가며 만들던 꽈리
뿌드득 뿌드득 내 입안에 놀던 ..
녀석들과 추억 속으로 빠진다
추억 하나쯤은 / 용혜원
추억 하나쯤은
꼬깃꼬깃 접어서
마음속 깊이 넣어둘걸 그랬다
살다가 문득 생각이 나면
꾹꾹 눌러 참고 있던 것들을
살짝 다시 꺼내보고 풀어보고 싶다
목매달고 애원했던 것들도
세월이 지나가면
뭐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다
끊어지고 이어지고
이어지고 끊어지는 것이
인연인가 보다
잊어보려고
말끔히 지워버렸는데
왜 다시 이어놓고 싶을까
그리움 탓에 서먹서먹하고
앙상해져 버린 마음
다시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다
용혜원
끊어지고 이어지는 인연
꽈리 물고 함께 했던 친구들
그 희미한 친구들이 딸래미 결혼한다는 소식에
축하금 보내주고
아련한 추억속에 친구가 보고 싶네
친구여 불러본다
그리운 친구여 ....
'내마음은 지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명대사 생가 (0) | 2013.09.27 |
---|---|
영산정사 (0) | 2013.09.26 |
사위 맞던날 .... (0) | 2013.09.23 |
둘레길 따라 바람 쐬러 (0) | 2013.09.18 |
즐거운 추석 (0) | 2013.09.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