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릴적 진달래 먹고 별동나무 찾아다니며
오르던 안민고개
누가 그 안민고개를......
)
안민가
최석균
창원에서 진해로 넘어가는
안민고개를 걸어서 가보면
산허리를 감는고갯길이 순조로운 물결 같고
쉬었다 가야 할 숨찬 길목도 하나 없어서
무척 편안한 걸음으로 오를 수 있다
한 살 두 살 나이을 먹어가듯이
굽이굽이 두르다보면 어느새 고개턱이다
진해로 내려가는 길도 마찬가지로
오르는 길과 거의 대칭이라서
물결 같은 길이 출렁이다가 바다로 들어간다
바닷바람과 산바람이 만나는 마루에 서면
북서쪽으로 번창하는 평원
창원시가 한 손바닥 위에 놓이고
남동쪽으로 바다가 제압하는
진해시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어디를 보아도 먹을 것이 많고 다스리기 좋은
태평한 땅이다
왕답게
산답게
민답게 하면
나라가 태평할 것입니다
안민고개를 오르내리다 보면
편안한 백성으로 살다가는 길이 보이고
기게공단과 쓰레기 매립장에 둘러사인 창원시 안민동에
연기는 하늘로 올라가고 물은 땅속으로 내려가는
길 아닌 길도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