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길목에 들려오는
향
목을 빼고 킁킁거린다
아름다운 향 찾아
내 마음을 끄는 곳에 머문 곳
노란 꽃 속에서 흘러나오는
금목서 향이다
향기를 머금고
가을길 속으로 들어간다
골목골목에 가을이 가득하다
툭
나를 반겨주는 녀석
사그락 사그락
녀석들도 춤을 추며 반겨준다
바람처럼 가벼워지는 발걸음
바람처럼 가자
가을속으로
자전거를 타고 달려 볼까
가을은 떠돌이 계절
흰구름 떠돌듯
구석구석
가을빛 찾아
지천에 감이다
이름하야 대봉감
옛날 같으면 감 서리 하며 도망치며 놀던
요즈음은
있을 수 없는 일
어린시절
우리 뒷집 감이 우리 마당으로 떨어지면
그렇게 신나던
노오란 들녘
금배추가 쑥쑥 자라고
익을수록 고개 숙이는 벼
뜬금없이 생각나는
맹사성이 파주군수가 되어 거만한 마음으로
어느 무명 선사를 찾아가 물었다
고을을 다스리는 사람으로 가져야 할
좌우명이 뭐냐고
스님은
"나쁜 짓하지 말고 착한 일을 많이 하면 됩니다"
하나마나하는 말을 한다고 일어서는 맹사성에게
차 한잔하고 가라며
그런데 스님은 찻잔에 물이 넘치도록 계속 붓자
물이 넘치다고 야단하는 맹사성에게
"지식이 넘치면 인품을 망치는 것을 어찌 모릅니까 "
부끄러움에 황급히 문을 열고 나가다
문에 세게 부딪히고
스님은
"고개를 숙이면 부딪히는 일이 없습니다"
그러나 고개를 쳐들 수밖에 없는 날
풍요로움이 가득하고
또 한 번 만나는 주황빛
늙어가는 담장
늙은 집
젊은 집
늙은 집의 매력
가을길은 풍요롭다
'내마음은 지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이들과 함께한 양어장 산책 (13) | 2024.10.21 |
---|---|
운동 (11) | 2024.10.18 |
김달진문학제 (11) | 2024.10.14 |
바다를 걷는 사람들 (31) | 2024.10.11 |
다행이다 (10) | 2024.1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