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 때였던가 그의 집은 남쪽 바다의 J 시로 이사했다
해군 기지가 있고 바다가 있고 그리고 벚꽃이 유명한 소도시였다
어느 날 봄볕이 따스하다 싶자 갑자기 시가지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그러면 나뭇가지마다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꽃을 보러 몰려든
사람들의 바람이 이루어진 것처럼 그도 아니면 누군가 밤사이에
요술지팡이를 가지마다 톡톡 두드려 놓고 간 것처럼 꽃은 일제히 피어났다
아무리 같은 벚꽃이라지만 그래도 음지와 양지가 있고
바람이 부는 곳과 불지 않은 곳이 따로따로인데 어떻게 꽃들이
그렇게 일제히 피어날 수 있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눈을 들면 푸른 하늘 밑으로 시리게 핀 꽃잎들은
해방직후 일본으로 밀항했다는
외삼촌이 일본에서 보내온 그림엽서 속의 사진처럼 보였다
.......... 공지영 님 글 중에 ,,,
주말이면 진해시는
벚꽃 피는 소리. 사람들 발자국소리로
시끄러워질 것 같다
진해를 떠나고
30년이 넘었을까
2010년 진해 경화역
벚꽃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을 잊고 있었다
2013년
벚꽃 쏟아지는 경화역
어린 시절
놀러 다니던 경화역은
폐역이 되었지만
CNN이 가봐야 할 곳 아름다운 한 곳으로 선정되어 있다
달래, 별똥 따먹던 뒷동산
먼지 풀풀 날리던
안민고개 길은 벚꽃터널로 변해있다
안민고개 서니
하얀 벚꽃이 나를 흔들어댄다
봄바람이 나를 흔들어 댄다
그리운 고향친구 얼굴이 나를 흔들어댄다
하얀 벚꽃이 웃어댄다
나도 함께 웃어댄다
.........
울 엄마 부역 다니시던 안민고개는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꽃대궐이다
드림로드
2014년
친구와 물장구치고 놀던 개울은
여좌천 이름을 달고 벚꽃 명소로 자리 잡았고
밤이면 반짝반짝 불빛잔치가
환상적인 모습으로 유혹한다
2015년 부슬부슬 비가 내리던
마진고개
벚꽃 비 휘날리던 고개 길
물난리 후 새로운 길이 생기고
이고개는 추억의 길이 되었다
양어장 은
출입금지구역이었는데
내수면 생태공원으로
언젠가부터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시민들 건강을 도우고 있다
차 한잔 하며 멍 때리고 싶은
가을이면 단풍으로 아름다운
소풍 가던 탑산
사생대회 그림 그리던 생각
로터리에 분수 시계탑도 거북선도 사라지고
적산가옥, 경찰서도 사라지고
체전이 열리면
6개 국민학교가 모여 마스게임 하던
공설 운동장은 여전하다
김일 아저씨 레슬링도 했는데
학교 가던 길에
우체국은 역사유물로 남아있다
바다내음
휘날리는 벚꽃
진해는 벚꽃의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