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친구가 웃음 가득 띄운 목소리로 전화를 했다
" 황 언니 카카오스토리를 들어가봐라 .
30년전 네가 쓴 편지가 있다"
초가집 지붕을 타는놈
놀이터에서 시이소를 그네를 타며 하얀눈이 빛을 발하고 있다며
1983년 12월 크리스마스 이브 날 아침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대하며
언니에게
새해 인사를 전하는 글 같다
83년 제주는 화이트 크리스마스 ..
그리고 또 하나
언니는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아름다운 내고향 전경 '" 이라는
아름다운 풍경을 담아놓았다
1983년 4월 아무 연고도 없는 제주
새신랑 직장따라 갔던 제주
지금 처럼 주머니손에 스마트 폰이 있는것도 아니고
우체국 전화통으로 ,
주인집 안방을 기죽어 들어가 육지에서 전해주는 소식으로
겨우 마음을 달래던 ...
그런 나는
이렇게 화선지로 편지지를 만들어
육지로 육지로
마음을 적어보내는것이
그리움을 달래는 약이였던것 같다
지금쯤 제주는 노오란 유채꽃으로 아름 답겠지
제주 도남동 914 번지
마루에 앉아 멍하니 한라산 바라보던
한라산이 보고싶다
지리산으로 덕유산으로 함께 산행을 했던 날들이 ..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30년이 훌쩍
사진속 마을에
바다가 마당같았던 언니집이 있었다
하루를 묵으며
횃불 들고 낙지 잡겠다고
이 아름다운 바닷가를 헤매던 ..
칠흑 같이 어두운 밤바다에 언니 동생이 배를 띄우고
우리는
한없이 노래 부르며 겁없이 뱃놀이 했던 바다가 있다
잊혀지지 않는 추억 속의 바닷가 마을 ...
언니는
이 아름다운 마을이 사라졌다고 한다
공장이 들어섰다고 하니
아마도 여기가 아닐까
내가 하룻밤을 묵었던 언니의 집은 어디로 가고
거대한 기계들이 그곳을 메우고 있다
아쉬움이여 ....
조개잡이 놀던 진해만 갯펄도
신작로로 변하고 진해루가 서있다
곧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겠지
올해는 꽃 속에 내가 있을까
빨래대야 옆에 끼고
철길따라 뒤뚱뒤뚱 걸었던
단발머리 8살 짜리 소녀는
반백년이 세월이 넘어갈즈음
경화역 철길을 다시금 걸어보았던 ...
아름다움으로 남아 있어 고마운
경화역
아름다운 진해만
그리고 30년 동안 편지를 간직해준
황언니
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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