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가나
녀석들도 집으로 가나
해질무렵 굴뚝의 하얀 연기를 상상하며 ..
곧 해가 질거라며
옆지기 내려가기를 재촉한다
더 있고 싶은데
정말 햇님이 가나보다
눈앞을 가리는 무서운 녀석
저 고개 넘어 있겟지
여기서 멈추기를
노을빛이 황홀하다
해야 해야
구름이 다가오고
녀석을 덥석 문다
구름은 해를 삼키고
구름은 마치알을 낳듯
해를 뱁는다
이 아름다운 가을 저녁의 노을빛
가을 노을/ 용혜원
가을 노을
숨막히도록 아름다운
붉게 물든
가을 저녁노을을 바라본다
사랑도 저만큼은
열렬해야 해
소리쳐 본다
어둠 속으로
사라지며 끝까지
욕망을 다 분출하는
그열정 속으로 빠져들고 싶다
사랑하는 이 마음껏
껴안고 싶어
온 몸에 열꽃이 핀다
가을 저녁노을이
너무나 아름답다
갈대들의 아쉬운 몸부림 속에
마음껏 타오를 수 있음이
아름답다
숨 질 때 까지
사랑을 마음껏 표현하는
저녁노을이 되고 싶다
용혜원
바다와 맞닿은 녀석
바다와 교감을
하늘빛 그리움을 남기고
하늘빛 그리움/ 이외수
살아간다는 것은
저물어 간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하루에 한번씩 바다는 저물고
노래도 상처도
무채색으로
흐리게 지워진다
나는
시린 무릎을 감싸안으며
나즈막히
그대 이름 부른다
살아간다는 것은
오늘도
내가 혼자임을 아는 것이다
이외수
점점
점점 사라지는
잡을수 없는 아쉬움
잠수 해버렸다
붉게 화장을 한 하늘 예쁘다
참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