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온 아들녀석은 한주일 내내 새벽귀가
덩달아 잠이 부족하니 늦잠을 잤다
창밖으로 뿌옇게 안개낀 회색빛 하늘 싱겁게 맞아주는
2011년 12월 31일 아침
안개가 걷히면 밝은 햇살을 만날수 있을까
호수로 나가는 길
차창에 예쁜 손님이 찾아와 있다
호수에 찾아드니
회색빛 하늘 사이로
2011년 마지막 해가솟아 있다 ..
해야 솟아라 붉은 해야
에구 호수가 꽁꽁
언제부터 이렇게 ..
겨울 흔적을 남기고 있는가
마지막 이라 말하고 싶지않은
붉은 해가 이 차가운 겨울을 데우고 있다
가는 세월 그 누구가 ...
한 해를 돌아보는 길 위에서 -이 해인-
우리가 가장 믿어야 할 이들의
무책임과 불성실과 끝없는 욕심으로
집이 무너지고마음마저 부너져 슬펐던 한 해
희망을 키우지 못 해
더욱 괴로웠던 한 해였습니다
마지막 잎새 한 장 달려 있는
창 밖의 겨울나무를 바라보듯
한 해의 마지막 달인
12월의 달력을 바라보는 제 마음엔
초조하고 불안한 그림자가 덮쳐옵니다
연초에 세웠던 계획은 실천했나요?
사랑과 기도의 삶은 뿌리를 내렸나요?
감사를 잊고 살진 않았나요?
달력 위의 숫자들이 눈을 크게 뜨고
담담히 던져 오는 물음에
선뜻 대답을 못해 망설이는 저를
누구보다 잘알고 계시는 주님
하루의 끝과 한 해의 끝이 되면
더욱 크게 드러나는
저의 허물과 약점을 받아들이고
반복되는 실수를후회하는 일도
이젠 부끄럽다 못해 슬퍼만지는
저의 마음도 헤아려 주십니까?
정성과 사랑을 다해
제가 돌보아야할 가족, 친지, 이웃을
저의 무관심으로 밀어낸 적이 많았습니다
다른 이를 이해하고 참아 주며
마음을 넓혀 가려는 노력조차
너무 추상적이고 미지근할 때가 많았습니다
이웃과의 잘못된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도전과 아픔이 두려워
바쁜 일이나더짓된 평화 속으로
자주 숨어 버린 겁쟁이였음을 용서하십시오
남에겐 좋은 말도 많이 하고
더러는 좋은 일도 했지만
좀더 깊고 맑게
자신을 갈고 닦으려는 노력을
게을리한 위선자였음을 용서하십시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보배'라고
늘상 되뇌이면서도
새롭게 주어지는 시간의 구슬들을
제대로 꿰지 못해 녹슬게 했습니다
바쁜 것을 핑계로
일상의 기쁨들을 놓치고 살며
우울한 늪으로 빠져들어
주위의 사람들까지 우울하게 했습니다
아직 비워내지 못한 마음과
낮아지지 못한 마음으로
혼자서도 얼굴을 붉히는 제게
조금만 더 용기를 주십시오
다시 시작할 지혜를 주십시오
한 해를 돌아보는 길 위에서
저녁놀을 바라보는 겸허함으로
오늘은 더 깊이 눈감게 해주십시오
더 밝게 눈 뜨기위해...
이해인
오늘은 서산에 지는 놀을 못 복것 이라는
아침 해를 실컨 즐견본다
언제나 푸른 소나무 마음을 지녀보기를
달님이 찾아드는 월파정
오늘밤은 달님도 찾아오질 않을듯 ..
남은 선물 하나 걸려 있을까
지나간 크리스마스생각
새로 다가올 무지개 빛 시간을 기대하며
무지개를 향해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무지개 빛 세상으로
들어간다
블로그 여러분 한 해 동안 찾아주심 감사드리며
2011년 마지막 햇살을 모아모아
무지개빛 행복을 만들어
여러분 가정에 보내고저 합니다
새해 더욱 건강하시기를
고개 숙여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