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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이야기 긴여운

by 하늘냄새2 2007. 5. 18.
 

 

겨울이 다 가도록

 

소문은 끝날 줄을 몰랐다

 

붉은 철쭉은 대문 옆에 흐드러졌는데

 

늪처럼 깊어만 가는 소문의 한 자락

 

4월은 범람하여 온 마을을 적시고

 

남풍사이로

 

서글픈 사랑의 잿가루가 날아 다녔다

아무도

 

그밤의 불길을 잊을 수 없었다

 

창녀가 되어 돌아온 무당 집 딸과

 

천형으로 꼽추의 몸을 가진 목재소의 청년이

 

일말의 희망조차 남지않은

 

세상의 뒤안에서

목재소에 불을 지르고

처절하게 껴안은 채 죽어갔던 밤

 

마을은 불꽃으로 환한 밤을 지 새웠고

언제나 늦게 달려오는 구원의 손길

 

-소방서는 마을에서 너무도 멀리 있었다.

 

서럽던 사랑의 종말은

 

비감한 봄을 열었고

지금도 질병처럼 나도 소문 속에서

복사꽃은 화사하게 피고 있었다

 

,이서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