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날 며칠을 술에 찌들어 새벽녘에 들어오는 녀석
왠일인지 산을 가잔다
간단한 산행을 제의 한다
심학산으로
아빠는 마치 큰 산을 산행하듯 ..
걸어간다
지난번 보다 꽤 자란
배 밭에 한그루 사과나무
또 만나 반가워 하는 녀석
나를 따르시오
새로 단장한 돌길은
비로 많이 파손되여 걷기가 옛보다
좋지않은
아들녀석 나를 버리고 아리랑
잘도 간다
아버지의 등
만취한 아버지가 자정 넘어
휘적휘적 들어오던 소리
마루 바닥에 쿵,하고
고목 쓰러지던 소리
숨을 죽이다
한참만에 나가보았다
거기 세상을 등지듯 모로 눕힌
아버지의 검은 등짝
아버지는 왜 모든 꿈을 꺼버렸을까
사람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검은 등짝은 말이 없고
삼십 년이나 지난 어느날
아버지처럼 휘적휘적 귀가한 나 또한
다 큰 자식들에게
내 서러운 등짝을 들키고 말았다
슬며시 홑청 이불을 덮어주고 가는
딸년 땜에 일부러 코를 고는데
바로 그 손길로 내가 아버지를 묻고
나 또한 그렇게 묻힐 것이니
아버지가 내게 물려준 서러운 등짝
사람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검은 등짝은 말이 없다
정철훈
다 왔다 걸어온길 다시 뒤돌아 보고
줄줄 흐르는 땀방울 사이로
하늘 하늘 반겨주는
정상엔
오늘따라 유난히 사람이 많다
견학온듯한 초등학생들 무리
나같이 말많은 아줌마들 웃음소리
그들속에
통일 전망대
희미한 북한 ..
모처럼 맑은날씨로
초록빛 세상이 시원하게 다가온다
언제나 맞아주는정다운 나무
우리들 장소엔 다른사람이
나름대로 시간을 내준 김상병 에게
그옛날 중대장 출신 아버지는
지켜야할 사항을 설명 .....
같이 있는 행복
같이 있는 행복
벗들이나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은
행복을 얻는 방법 중에서
으뜸가는 것에 속한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 행위도 하지 않고
그저 함께 앉아 있는 것으로 충분하다.
서로 바라 보아도 되고,
바라 보지 않아도 된다.
같이 있으면 기분 좋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는 것 자체가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다.
- 베르나르 베르베르 -
아들녀석이 자기도 작품 하나 남긴다며
찰칵
그리움 두고
하산
꽃에 반한 나
날 버리고 가는 두사람
희미 해지는
붙잡아두면
또 멀어지는
아들녀석은 사라지고
그래도 슬금슬금 처지며 기다려주는
나는야 또 ...
연두빛세상에
그러나 철조망이
8박9일이 지나고
내일이면 또 아들은 나라를 지키려
한동안 상사화 신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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