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에서
동생이 마당에서
삼겹살에 한 잔 하자고
딸아이 식구들과 함께
시인과 화가가 사는 집
꽃들이 반겨주고
일산에서 내려올땐
이 황토방에 군불 지펴
따뜻하게 맞이해주던 동생
양순이 와 순돌이 도 반겨주는
마당에서
마당에서 소리에 들다 / 이 서 린
햇빛 좋은 날 마당에 앉아
눈감고 다만 들려오는 소리 듣기로 한다.
나의 깊은 숨소리 몇 번 지나간 뒤
석류나무에 쉬었다 가는 직박구리
, 혼자 사는 할머니 집 텃밭의 잔기침,
멀리 버스 지나가는, 만물상 트럭 스피커 왔다 가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과 처마 끝 풍경,
심심해서 응얼대는 늙은 개의 투정,
건너편 석산 밭의 작업하는 ,
가끔 햇빛 돌아눕는,
우체부 오토바이 소리에 눈뜨니 마을 이장님 물세 받으러 오신다.
경보총각 오늘도 꾀죄죄한 강아지 두마리 데리고
마을회관애 마실 간단다
무엇 그리 궁금한지 감나무는 길 쪽으로 가지 뻗고
마당 한 구석 빈 항아리는 연거푸 하품하고 있다
. 하늘은 저리 파랗게 바람 일으키는데
절반이 전쟁터인 열사 의 나라 버려지고 부서지는
또 다른 거기에서도
햇빛이 몸 뒤척이는 소리 들을 수 있을까
겨울 가뭄이 오랜 간다.
마른 댓잎 서걱대는 사이로
산비둘기 푸드덕 날아오른다.
와글와글 내 안의 소리도 오늘은 가만히 바람 속에 풀어놓는다.
다시눈감고 온몸으로 들려오는 소리 무심히 듣는다.
나는 지금 여기 있는가
이서린
마당에서 한 잔 술 잔치는 시작되고
이슬이부터
내가 좋아하는 밀치회
하나,둘
맛있는 밥상이 차려지기 시작하고
고기 익어 가는 소리
개굴개굴 개구리 합창소리
누나를 잘 챙겨주는 동생 집 마당에서
즐거운 이야기로 행복한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