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남사에서 숙정이랑 (5월5일)
언양에 왔다고 하니
울산에서 친구가 석남사로 한달음에 왔다
석남사
얼마만인가 30년이 넘은
아이들이 어릴 때라 사찰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기억 속에 사라졌던 석남사
초, 중 고등학교가 연결고리
어느 날 가장 친한 친구가 된 숙정이와
석남사에서도 만나게 되니
함께 해준 옆지기들
서로 멀리 살아
아이들 결혼식 때만 얼굴을 볼 수 있었던
이제 할머니가 되니 손녀 키우느라 바쁜데
그래도 한달음에 달려와준 숙정이
불자인 숙정이가 인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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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니 사찰이라 깨끗하다
숙정인 다시 대웅전에 들어가
절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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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승탑
번뇌가 쉬어지는 길
잔잔한 기와지붕을 바라보는 마음이
차분 해진다
아무것도 가지지 말고
가벼운 걸음으로 오세요
무거운 발걸음 둘 곳이 없다면은
가지고 오셔도 좋습니다
허름한 차림으로 오셔도 좋아요
어차피 인생이란
산뜻한 양복처럼
세련된 생활만 있는 게 아니니까요
무거운 마음의 빚 내게 놓고 가세요
내려놓기 힘드시거든
울고 가셔도 좋습니다
삶이 힘드시면 언제라도 오세요
좋은 글 중에
언제라도 만남은
절로
삶의 즐거움을 주는
숙정이가 탑돌이를 한다
나도 따라 해 본
그래서 또 웃어보고
어쩌다 만남은
긴 여운을 남길 것 같다
해는 서산에
고등학교 여행길에도
우린 붙어 다닌 것 같다
마이산으로 덕유산으로 지리산으로
함께 했던 젊은 시절
그립고
이렇게 급하게도 만나
부처님께
서로의 안녕을 빌어본다
기저귀 갈아치우며
살던 이야기
엄마 아버지 하늘나라로 보내던 이야기
아들 딸 짝지어 주던 이야기
모두 흘러 버리고
아름다운 풍경 보면서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자주 만나 우리의 이야기 나눔이
가장 아름다운 일이 아닐까
연리지 앞에 선 옆지기
서로 다른 나무가 ...
마치 우리 두부부와 같은 것 같다
서로 맞지 않은 사람이
맞추어 살아가는 것이
부디 우리 두 쌍의 부부
건강한 삶을 살아가게 해 주십사
숙정이가
언양에 왔으니
불고기 맛 까지...
숯불거기 향 처럼
구수한 친구의 향을 맡고 온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