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은 지금
구담마을 아침 산책길
하늘냄새2
2016. 9. 7. 16:17
안개가 자욱한 구담마을 아침
마을의 사랑방에도 안개에 젖어있고
섬진강물도 안개에 묻혔다
안개길 따라 걷는
구부러진 길 / 이준관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듯이
들꽃도 많이 피고, 별도 많이 드는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을을 품고
구불구불 간다.
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또한 좋다.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 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불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
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가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구부러진 길 아름다움을 안고
강가에 서니
물안개 피여 오르고
강물아 흘러 흘러 어디로 가니
거친 세상 찾아가는
이 고요함이 그리울거야
강건너 길 두고
숙소로 돌아가는길
길을 걷는다
무궁화 노래부르며
퐁당퐁당 돌 던지며
구담마을을
사색한다
물안개 길 따라
걷는다
햇살이 안개를 걷어가고
길을 걷는다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