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은 지금

고암 들녁

하늘냄새2 2012. 10. 5. 22:52

 

 

 

차례를 지내고 

울 아버지  생전엔  명절이면  올케들  상차림 수고 했다며

시내 나가 차 한 잔 마시라고  하사금 주셨는데 ...

아버지 빈자리를 안고

이제는  그냥    황금들녁을 거닌다

 

 

 

 

엄마 보고 가기가  바빠    창 너머로만  봤던 들녁

 

 

 

 

 

코스모스 한들 한들  피여 있는길

 

 

 

 

 

향기로운  가을 길을  걸어 갑니다

 

 

 

 

어디서 들려 오는  진한  거름 냄새에   코를 찡그려 보고

 

 

 

아 !!  여긴  시골

 

 

 

 

 

추석인데   빨래 나온   마을  어머니  ...

 

 

 

 

 

참 오랜 만에  보는  풍경이다

어린 시절  빨래터 놀러 가던 생각 나고

 

 

 

 

 

아름다운  풍경에  아버지  생각이 난다

 

 

 

 

침대에  누워 계시던  아버지

다음엔  올땐  휠체어 라도 태워

고운 바깥 내음  선사하고 싶었는데

 

 

 

 

 

 

 

이제  하늘 향해  고운 내음을 보내본다

 

 

 

 뚜뚜 나팔꽃

 노래도 잘 하셨던  울 아버지   생각이 나네

 

 

 

 

피아노 앞에 앉아  몰래  노래 부르시던 아버지

내가 문을 열면    아무일 없는척  하시던 아버지

난 문 밖으로 들려 오던  아버지  노래 소리를 벌써 들었는데

 

 

 

 

참으로  엄했던  아버지 였는데

 

 

 

 

 

 

하늘 향해  아버지를  불러본다

아버지 , 아버지 ......

 

 

 

 

먼길 /  이서린

 

 

       틀니를 새로 한 엄마는 가장 먹고 싶은것이 전어회라고 하신다

깨가 

서말이라는 가을전어를 새 틀니로 오물오물 씹어서

꿀,떡 한번 삼켜보고 싶다고

 발음도 잘 안되는 말씀으로 웅얼웅얼 하신다

이제는 아기처럼 턱 받이를 해야 하는 

 

 

 

 

 

오줌도 받아내야 하고 잇몸이 다 헐어 틀니도 못 끼는 아버지,

간병인이 염색이며 이발이며 면도까지 해드려

한 몇년은  젊어보이는 ,침대에서 모든 일 해결해야 하는 아버지

겨우 흰죽 드시며  웅얼웅얼하신다 

이제 내가 살겠다며 환히 웃는 

 

 

 

 

 

노인요양원 면회 갔다 오는날, 휴게소  잠시 들러

자판기 커피 뽑는데 저기 둥근 달 고속도로 위에 떴다

얘야 밤길 조심하거라 엄마의 당부

 얘야 너무 맘 쓰지마라 아버지 손길, 

턱받이도 틀니도 나를 따라왔구나 저 달처럼 이 밤을 달려왔구나 

언젠가는 줄어들고 스러져갈 달 따라 집으로 가는 길 참,멀다  

 

이서린

 

 

 

 

참 좋은  올케들

 

 

 

 

딸이   며느리 같고

며느리가    딸 같은 ....

 

딸같이 구는  올케가 고맙다

 

 

 

 

 

어떤행복 /이해인


하늘이 바다인지
바다가 하늘인지


기쁨이 슬픔인지
슬픔이 기쁨인지

 

 



삶이 죽음인지
죽음이 삶인지

 

꿈이 생시인지
생시가 꿈인지


 

 



밤이 낮인지
낮이 밤인지

문득문득 분간을
못할 때가 있어요

 



그런데
분간을 잘 못하는
이런 것들이
별로 문제가 되지 않네요
그냥 행복하네요


 

 


이런 행복을
무어라고 해야 할지
그냥
이름 없는 행복이라고 말할래요

 

이해인

 

 

 

 

 

 

행복한  동행길

 

 

 

 

 

 

다음에  엄마를 찾을땐  이 들판은  비어 있겟지

 

 

 

 

창녕 고암 마을에서  추석을  보내고

 

 

 

 

엄마를  두고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