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노을빛
빛을 향해
빛을 따라
노을빛 찾아 간다
화도 마을
거친 바람에 가까이 갈 수가 없다
차창너머로 녀석을 맞이한다
기다리는 사람들
전깃줄 아래로 녀석이 내려 오면
방파제로 나가볼까
기다림
바람은 여전히 심술을 부린다
이렇게 마음먹고 기다려 보기는 처음인데
왜 이렇게 씁쓸하지
아버지가 더 아프시다는
한순간인 ...
내려간다 내려간다
마치 아버지 건강처럼 ...
붙들고 있을수도 없는 안타까움
아름다웠던 시절 회상하며
우리에게 빛이 셨던 아버지
침대에 누우셨다
놀 (夕陽) ... 이외수
이 세상에 저물지 않는 것이 어디 있으랴
누군가 그림자 지는 풍경 속에
배 한 척을 띄우고
복받치는 울음 삼키며
뼛가루를 뿌리고 있다
살아있는 날들은
무엇을 증오하고 무엇을 사랑하랴
나도 언젠가는 서산 머리 불타는 놀 속에
영혼을 눕히리니
가슴에 못다 한 말들이 남아있어
더러는 저녁 강에 잘디잔 물 비늘로
되살아나서
안타까이 그대 이름 불러도
알지 못하리
걸음마다 이별이 기다리고
이별 끝에 저 하늘도 놀이 지나니
이 세상에 저물지 않는 것이
어디 있으랴
놀 (夕陽) ... 이외수
저물지 않는 것이 어디 있으랴
내일의 희망을 노래 했는데
오늘은 가는 저 녀석을 다시 올려 놓고 싶다
저녀석도 오늘 바람 속에 고생했네 ......
미련 두고 돌아보는 마음
또 다른 빛
가로등이 켜진다
더 어둡기전에 ....
또 다른 빛을 따라 ..